[첫째날] 줌머로 여행 다녀오기. - 호미곶편

2008. 7. 23. 16:13
포항 호미곶편

준비물
성훈 - 텐트,돗자리,파라솔,비상약,공구,휴지,물티슈
석환 - 이불,1.5L물,코펠,모기장
태우 - 버너
성은 - 손전등

개인지출
주유비 - \4,700 + \6,200 + \3,000 = \13,900
식   비 - \5,000 + \5,000 + \6,000 + \5,000 + \7,000 = \23,000
찜질방 - \6,000
총경비 약 \43,000


사건사고
1.이튿날 새벽 4시경 자고 있는데, 세제푼 물 테러 당함.
2.경주 불국사 가는 산행 내리막길. 빗길에 슬립. 찰과상.


스물일곱.
우리들은 스물일곱이다.
서른을 목전에 둔 20대의 영글은 젊음과 패기를 누리기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그냥 닥치는대로 짐을 꾸려 떠나는거다.
우리 스타일은 그렇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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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왔다갔다도 반복하고 조금 헤매이기도 하고..
이틀째엔 호미곶->구룡포해수욕장->경주 불국사->경주->양산->부산 으로 이동했다.
총 이동 거리는 약 400KM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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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 부산 동명대학교에서 여행을 시작.


1박2일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충분히 들뜬 상상을 하며.
태우-로망스, 성훈-백줌머, 성은-흑줌머, 석환-백줌머.

오랜만에 느껴보는 새벽공기를 잔뜩 마셔대며 광안리해수욕장 해변도로로 이동.
성은이가 선두로 해서 난생 처음 가보는 길로 재미나게 라이딩-
가다보니, 고가도로로 가려고 해서 제지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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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송정에 도착하여 삼각김밥과 우유로 간단하게 허기를 달랜다.


중간중간 유일하게 가져왔지만, 2000년도에 인쇄된 지도책을 가지고 이리저리 헤매였다.
뭐 어느때나 그렇지만..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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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우리들중 가장 빠른 줌머를 가지고 있다. 평지에 75km/h 내리막에서..90km/h


너 자꾸 나한테 머플러 지르게끔 하는 말 그만해 ㅋㅋㅋ 난 70 속도로 만족..할...꺼....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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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있다.


송정을 지나 한참을 달렸다.
줌머는 수냉식으로 내리 몇시간을 달려도 엔진과열등에 불 들어왔다는 소릴 들어보질 못했다.
하지만, 태우의 로망스는 2행정으로 새벽에는 괜찮았지만,
더워질수록 30분정도 달리고 쉬어줘야했다.
출발시각을 항상 체크하여 30-40분정도에서 쉬는 것을 원칙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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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브레이크. 신명마을 입구라는 간판이 보였고.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했다.


아직까진 다들 쌩쌩하다. 고속국도이지만, 우린 50cc 스쿠터로 달리기때문에
옆으로 슝-슝- 달리는 자동차들과 트레일러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일렬로 스쿠터 4대가 달리는걸 사람들이 보시곤 화이팅을 외쳐주시곤 했다.
우리 옆으로 지나갔던 사람들 대부분이 직접 말씀을 안해주셨더라도
속으로는 잠시나마 화이팅을 외쳐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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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앞 선두로는 태우(사진을 축소해서 점으로 나옴), 두번째 서서달리는 상또라이 성은.
양반다리로 달리는 또라이 석환. 달리면서 사진 찍고 있는 또라이 성훈.


국도니까.. 끝이 안보이는 아스팔트길이 쭈욱 펼쳐져 있고 우리는 그냥 달릴뿐이다.
날씨가 굉장히 맑았고, 주변의 경치가 너무나 멋있었다. 역시 금수강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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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브레이크.


어떤 휴게소였는데, 울산에서 잠시 헤매이고 난 후에 길을 제대로 잡아 포항쪽으로 가는
해변도로를 타게 되었다. 정말이지 제주도의 해변도로보다 동해의 해변도로가 더 멋진것 같다.
중간중간 해수욕장이 개장되었다는 현수막이 보이면서 조그만한 어촌마을을 몇개 지났는데,
거기에 계신 어르신들 다 우릴 신기하게 쳐다보고 계셨다. 정말..
경치 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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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브레이크. 해수욕장은 아니고 이름모르는 해변가.


아무래도 해변도로다 보니 해수욕장이 많이 있었는데, 우리가 잠시 쉬고 간 곳은 해수욕장이 아닌
그냥 해변이었다. 모래가 아닌 자갈밭이여서 해수욕장으로는 부적합했나보다.
이것이 동해바닷물이구나.. 정말 얼음장같이 시원하고 바닥히 훤히 비치는 투명한 바닷물.
동해물에 우리는 발을 담그고 추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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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해온 파라솔과 삼각대. 석환이는 바다에 들어갈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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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야홋-! 얼음장 같애!!!


달리면서 도로표지판을 보니 포항도 얼마안남았고, 일단 가고자했던 구룡포도 얼마안남았다.
서로 화이팅하며 달리는데 정말이지 태양이 너무 강렬하다. 원래 계획대로 오전9시에 출발했으면,
여기까지 오기전에 탈진했겠다. 준비해온 수통의 물이 어느새 데워져 있었다.
크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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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해수욕장. 아침에 도착하여 사람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이쪽부근 해수욕장중에서는 가장 으뜸이라고 해서 찾았는데 평일에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다. 교회에서 단체로 물놀이 하러 온것과 청소년들..청소년..?
개학했을텐데.. 이 시간에 여긴 왠일인가; 집 근처에 고등학교 개학한것 같던데;; 아닌가;;
하여튼,
우리는 파라솔에 돗자리를 깔고 잠시 잠을 청했다. 다들 밤을 새고 달렸기때문에 무척 피곤한 상태.
정말 머리가 땅에 닿자마자 잠이 든것 같은데, 약 5분뒤 관리자인듯한 아주머니께서 깨우시더니
자리를 비켜줘야한단다. 에고고..
해수욕장에 가면 파라솔이 준비되어 있고 자릿세를 받는데, 우리들은 파라솔을 비롯한 장비를 다 준비해와서 자리잡고 있으니 밉상이었나보다.
일단 일어나 정리를 하고 포항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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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출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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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본사 입구.


포항에 도착했다. 나는 아무거나 먹었으면 좋겠는데, 친구들이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무조건 시내를 향해 달렸다. 맥도날드를 찾기를 수십분. 뜨거운 태양에 지친 우리들은
지나친 길에 봤던 롯데리아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도착해서 보니 정말 다들 거지꼴. 썬크림을 발랐지만 다들 피부가 새깜해지고 매연으로 인해
얼굴등이 검게 때가 껴있고. 롯데리아 직원분들과 식사를 하고 있던 많은 분들 얼마나 놀랬을까.
우리 옆 테이블의 손님들은 뭐..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더만..-_-

식사를 마치고 너무 피곤했던 우리들은 찜질방을 찾아나섰는데..
정말이지 시내를 다 돌아다녀도 찜질방이 보이지 않았다...ㅠ
내가 피시방에 들러 물어물어 갔던 곳 쯤에 배달치킨집이 보이길래 치킨집에서 길을 물었다.
역시 배달의 기수들은 달라. 한쪽벽면에 붙어있는 지도를 가지고 아주 쉬운 설명을 듣고
한번에 찾아냈다. 포항 육거리 근처 찜질방.
들어가자마자 씻고 냉탕에 들어가 몸을 시원하게 한 후에 숙면실에 가서 잠을 청하는데,
너무더워서 누운지 2시간만에 땀에 쩔어 일어나 석환이와 시원한 식혜를 마시며
쇼파에 앉아 비몽사몽 티비를 시청했다. 어느새 태우도 옆에 있고.. 성은이는 전혀 덥지 않았다며
5시간을 푹 잔것 같다. 부럽다ㅠ
저녁 7시쯤 우리들은 씻고 나와서 시내에 있던 맛있는 고추장불고기를 먹었다.
처음으로 먹는 제대로된 밥. 집나오면 고생이라더니,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고ㅠ
식사후엔,
우리들의 원래 목표.
호미곶 일출을 보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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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내, 중심가

찜질방과 식사할 곳을 찾느나 몇번을 왔다갔다 한지 모른다.
거리가 폭도 좁은데 중간에 조그만한 물길이 있었고 성은이의 두두두 머플러 소리에
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람. 죄송합니다-

호미곶으로 가는 길은 험했다.
포항시내를 빠져나오니 가로등이 별로 없다. 국도로 빠지니 더더욱 어둡다.
스쿠터의 헤드라이터로 의지하기엔 너무 무서운 밤의 국도.
선두 태우는 도착하여 겁에 질리기도 하고 무아지경으로 30-40분마다 쉬는것도 잊은채
미친듯이 달렸다고 말했다.
나는 후미에서 비상등을 켜고 멤버들의 안전을 위해 달렸다.
만오천원 주고 작업했던 비상등작업. 괜찮은데?
라고 생각했던 순간.
다들 스쿠터 경보기 켜니 비상등이 깜빡깜빡..아차차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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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호미곶 일출광장에 도착.

도착해서 보니 옷에 각종 벌레들이 부딪혀 사망한 흔적들.
생성의 손인가 하는 호미곶 상징을 바라보며.. 도착했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오셨다.

"어디서 오신거예요?"

"네, 부산에서 왔습니다."

"우와.. 이걸 타고 여기까지 오신거예요?"

"네 뭐..^^"

"저두 바이오125 탄 적 있었는데..!#^#ㅇㄶ#$&!ㅃ$%!@ㄴㅇㅎ"

역시 바이크를 타시고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가운 마음에 자신의 소싯적 얘기를 마구 들려주신다.
공통점이 있다는 점,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금방 친해지는거 아닌가 :-)

오기전에 호미곶에 갔던 사람들 블로그를 통해 근처에 텐트를 쳐서 야영할 수 있다는 글을 읽었기에
당연히 근처에 야영장쯤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없었다. 잠은 자야겠는데 야영할 장소는 없고.. 막막했음을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네..
근처에 중학교가 있었는데, 중학교에 들렸더니 그 중학교 학생들이 학교내에서 야영체험을 하고 있었다. 담당선생님께 물었더니, 호미곶 일출광장에 잔디 아무데나 텐트쳐도 된다고 하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곧장 출발했다.
적당한 곳에 준비해온 3인용짜리 뻥- 뚫여있는 텐트를 치고 그 위에 모기장을 덮어 대충 완성했다.
그리고 맥주와 라면 안주거리를 사들고 텐트앞에 돗자리 깔고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여행 첫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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